나이를 먹어 할 수 있는 일 (02.23.2020)

작성자
admin
작성일
2020-02-22 11:20
조회
1374
나이를 먹어 할 수 있는 일

얼마 전, 교인들과 말랑가 교회 헌당식에 다녀왔습니다.
오래전부터 주보에 광고를 하고 선교팀을 모집하여 7분의 성도님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캐냐 선교사님께서 선교본부인 나이로비에서 말랑가까지 차량이동이 시간이 많이 걸려서 말랑가에서 3시간 떨어진 엘도렛까지 비행기로 이동해야 하니, 항공권 예약을 위해 우리 선교팀의 인적사항을 보내달라고 하셨습니다.
선교팀의 한 분 한 분의 여권을 사진으로 찍어서 보내드렸더니 선교사님 사모님께서 이렇게 문자를 주셨습니다. “안목사님께서 어른들 모시고 선교지 방문 하시네요.. 정말 대단하세요.^^ 이렇게 많은 어르신들 그룹은 처음이예요!”
그러고 보니, 저를 제외한 선교팀 평균 연령이 68세가 되시더군요.
이번에 팀을 모집할 때도, ‘단기선교 팀’으로 명명하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특별히 가서 할 일이 없기 때문에 ‘선교지 방문팀’으로 모집을 하였지요.
그런데, 우리 방문팀이 다른 단기 선교팀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그것은 바로 선교사님을 ‘위로’해 드리는 일이었습니다.
먼저는, 선교사님에게 맛있는 식사대접을 해 드렸습니다. 수고하시는 선교사님 부부를 위해 두 분이 평소에 가시기 힘든 식당을 안내해 달라고 하였습니다. 저희가 두 번의 식사 대접을 해 드렸는데, 한 곳은 한인분이 운영하는 일식당이고, 또 한 곳은 캐냐에서 아주 유명한 호텔의 ‘데판야키’였습니다. 목사님, 사모님께서는, 10여전 전에 방문하신 한국에 큰 교회 담임목사님께서 사 주신 이후로 이 호텔 식당에 와본적이 없으셨다고 하시더군요. 많은 젊은 선교 팀이 오지만 선교사님 사모님께서 매번 식사를 준비해서 대접하지, 대접을 받는 일이 흔치 않다고 하셨습니다. 더군다나 이렇게 좋은 식당에서 말입니다.
두 번째로는, 안아드렸습니다. 모든 일정을 마치고 공항으로 출발하는 날, 권사님들께서 선교사님과 선교사님 사모님을 안아드렸습니다. 어머니 같은 권사님들이 “정말 수고 많으십니다. 얼마나 애쓰셨어요.”하며 안아주시자, 선교사님 사모님께서 눈물을 훔치셨습니다. 큰 위로가 되었다고 감사해 하셨습니다. 이런 위로는 다른 젊은 선교팀이 할 수 없는 일이지요.
나이를 먹었기에 할 수 없는 일들이 있지만, 나이를 먹었기에 할 수 있는 일들도 있습니다.
선교지를 찾아가 벽돌을 쌓거나, 선교지 아이들을 위한 VBS를 해 주거나, 저들과 함께 뛰는 일은 할 수 없는 일이 되었지요. 하지만, 선교지에서 수고하시는 선교사님들을 아버지 어머니 같이 안아주고, 사랑의 마음을 담은 근사한 식사대접으로 위로하는 일은 할 수 있는 일이 되었습니다.
꼭 선교지가 아니더라도 우리 삶에 나의 나이에 걸맞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습니다.
그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삶이 곧 ‘선교적 삶’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도 나의 삶의 자리에서 내 나이에 걸 맞는, 그리고 내가 할 수 있는 ‘선교적 삶’을 살아가시는 저와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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